마음은 내 삶의 사진이다

과학동아
2017-07

몸이 건강하려면 유산소운동과 근육운동을 꾸준히 해야 하는 것처럼 마음이 튼튼하려면 ‘멘탈 피트니스’, 즉 명상이 중요하다. 마음은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우리의 생활과 삶 전체를 크게 좌우한다. 마음을 튼튼하게 하는 훈련을 하기에 앞서 마음이 무엇인지 과학적으로 살펴보자.

사람은 보고 듣고 경험한 모든 것을 이미지로 만들어, 마치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것처럼 뇌에 저장한다. 어렸을 때 살던 집과 동네를 떠올려 보자. 눈앞에 실제로 펼쳐져 있는 것처럼 머릿속에 입체적으로 그려진다. 그런데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런 기억의 이미지는 카메라가 찍은 사진과는 다르다. 뇌가 찍은 사진에는 감정이 담겨 있다. 어린 시절에 행복했던 사람이 그 시절에 찍어뒀던 사진을 떠올리면 그때처럼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해진다. 반면 어린 시절이 불행했던 사람은 당시의 기억만 떠올려도 고통스러워진다. 마음빼기 명상에서는 마음을 ‘뇌에 저장된 사진’으로 정의한다 (doi:/10.1016/j.pedn.2015.12.001).

 

사람마다 각기 다른 마음 카메라

사람들은 각자 살아온 삶이 다르기 때문에 마음도 각기 다르다. 하물며 한 가족 안에서 자란 형제들도 마음이 각기 다르다. 또 동일한 상황에서도 사람마다 느끼는 마음이 다르다. 그 이유는 우리 마음속에 있는 카메라 렌즈마다 ‘필터’가 달라서다. 카메라 렌즈에 파란색 필터를 끼우고 찍으면 사진이 파랗게 나오고 빨간색 필터를 끼우면 빨간 사진이 나온다. 이처럼 똑같은 상황을 놓고도 어떤 사람은 우울하고 부정적으로 느끼지만 어떤 사람은 밝고 긍정적으로 인식한다. 전자는 대체적으로 우울한 마음을, 후자는 밝은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doi:10.1111/j.1467-6494.2004.00294.x)

문제는 이 같은 마음(뇌 속의 사진)이 실제와 다른 허상이라는 사실이다.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 실제 사물을 렌즈를 통해 비춘 허상이듯 말이다.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오는 모든 정보는 뇌에서 시상으로 모였다가, 해마와 편도체를 거쳐 변연계에서 편집된다. 그리고 대뇌피질이 최종적으로 생각과 감정으로 인식한다. 이것은 실제와는 다른, 뇌가 각색하고 왜곡
한 이미지다.

우리는 이렇게 쌓인 왜곡된 정보를 사실이라고 생각한다(doi:10.1101/lm.94705). 그래서 사람들은 각자 뇌에서 왜곡되고 편집된 가짜 사진을 갖고 있다. 즉 사람마다 각기 다른 마음세상을 보고 있는 것이다. 같은 것을 보고도 생각이 다르다. 사람 사이에 갈등과 스트레스가 생기는 까닭이다.

 

쓸데없는 ‘사진’을 버려라

그렇다면 뇌에 어떤 정보를 입력하느냐에 따라 사람의 행동도 달라질 수 있을까. 최근 미국 워싱턴대 컴퓨터공학과 연구팀은 한 사람의 뇌파 정보를 다른 사람의 뇌에 입력시키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뇌에 입력시키는 외부 정보, 즉 다른 사람의 뇌파 정보에 따라 행동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doi:10.1371/journal.pone.0111332).

물론 우리는 내 의지에 따라 말하고 행동한다고 자신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과거에 뇌에 입력돼 있던 정보에 따라 현재 상황을 판단하고 움직이고 있다. 즉, 나의 마음속에 있는 카메라 필터를 거쳐 찍힌 사진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내가 현재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고 싶어도, 마음먹은 만큼 쉽지 않다. 즉 과거에 찍어 저장해 놓은 사진을 버리지 않는 한 마음에서 생기는 갈등과 스트레스를 완전히 버리기 힘들다.
마음의 실체가 그저 사진일 뿐이라는 것을 인지하면 쓸데없는 생각이나 감정을 버리기가 훨씬 쉬워진다. 무엇을 버려야 할지 명확하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담아온 이런 마음과 마음의 뿌리인 습관들을 버리면, 마음이 행복해진다. 게다가 잡념과 번뇌도 사라져 일의 능률도 높일 수 있다.

 

이덕주 교수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미국항공우주국(NASA)을 거쳐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현재 미국 헬리콥터학회 부회장, 한국 드론산업진흥협회 부회장이며 아시아·호주 헬리콥터 포럼 초대 회장을 역임했다. ‘지금이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 ‘인성본성탐구 및 인성본성회복’ 등 인성교육 강좌를 KAIST에서 열었고, 작년부터 전인교육학회 회장, 미래 교육 소사이어티 창립멤버로 활동 중이다.
djlee@kaist.edu

글 : 이덕주 ​KAIST 항공우주공학과
에디터 : 이정아 (과학동아 6월호)

출처:http://dl.dongascience.com/magazine/view/S201707N045
 

*해당 기사는 저자의 동의 하에 개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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