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과 전두엽의 과학적 관계

과학동아
2017-09

정치, 경제, 사회 등 환경 변화에 따라 교육 정책은 수시로 변해왔지만 가장 중요한 인성 교육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2015년 인성교육진흥법이 발효됐다. 해외에서는 청소년의 인성교육과 정신 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명상에 주목한다. 명상은 부정적인 정서를 완화시키고 삶의 질을 윤택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최근에는 뇌과학이 발달하면서 명상의 효과가 신경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성인은 후두엽, 청소년은 전두엽 변화

충남 소재 D중학교에서는 2015년 2학기 자유학기 과목으로 ‘행복한 마음빼기 명상부’를 개설했다. 유양경 군산대 간호학과 교수팀은 이 수업을 선택한 33명을 대상으로 명상 전과 후의 인성지수와 수업 집중력을 측정해 비교했다. 여기에는 한국교육개발원이 개발한 ‘KEDI 인성 검사지’가 사용됐다.
그 결과 명상을 진행한 뒤 학생들에게서 자기존중과 배려, 소통, 자기조절 능력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인 책임과 정직, 용기 등 부문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 명상을 하면서 억압돼 있던 스트레스가 해소될 뿐 아니라 반복적인 성찰 과정을 통해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탈피하게 되기 때문이다.

학교 현장에서 꼭 이루고자 하는 두 가지 목표, 즉 인성을 올바르게 키우면서 학업성취도를 높이는 데 명상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 결과는 2016년 한국아동교육학괴 하계학술대회에서 공개됐다.

필자는 김재문 충남대병원 신경과 교수와 정기영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과 교수(현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등과 공동으로 지리산유스캠프에서 진행된 청소년 마음수련 인성캠프에 참가한 성인과 청소년의 뇌가 어떤 변화를 일으켰는지 조사했다. 캠프에 참가한 375명 중 16명을 대상으로 캠프에 참가하기 전과 후 뇌파를 측정했다. 머리의 정중앙과 앞뒤좌우로 19군데에서 뇌파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관찰했다.

분석 결과 성인과 청소년은 공통적으로 뇌파 중 10~12Hz(헤르츠)에 해당하는 알파파가 감소했다. 이는 주의집중력이 향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성인의 경우에는 시각정보를 처리하는 후두엽에서의 변화가 뚜렷했다. 반면 청소년은 뇌 전체 영역에서 변화가 있었는데, 특히 종합사고력을 관장하는 전두엽에서 변화가 두드러졌다. 청소년은 전두엽이 발달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전두엽은 계획하고 판단을 내릴 뿐 아니라 자신을 통제하고 조절하는 등 가장 고차원적인 인지 기능을 담당한다. 때문에 전두엽이 발달한 사람은 자신의 일을 포함해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할 때 유연하게 대응한다. 이는 청소년 인서욕육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부상한 스마트폰 및 게임 중독도 명상을 통해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인수 한국교통대 응급구조학과 교수팀은 고등학교 2학년 학생 49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25명에게는 12주 동안 매주 2회씩 아침에 20분간 명상을 하게 했고, 대조군인 24명에게는 명상을 시키지 않았다. 그리고 스마트폰 중독 정도와 자기 통제력, 스트레스 대처 방식 등을 관찰했다.
그 결과 실험기간 동안 명상을 꾸준히 한 학생들은 자기통제력과 스트레스 대처 능력이 향상됐다.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가 감소했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줄어도 일상생활에서 스마트폰 금단 현상이 약해졌다. 이 연구 결과는 2015년 전인교육학회 추계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앞으로는 창의력이 더욱 요구되는 시대다. 그만큼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자기 주도형 인재가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명상이 이를 위한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청소년의 인성교육을 위해 명상을 정규 과목에 포함시키면 어떨까.

글: 이덕주 ​KAIST 항공우주공학과
에디터: 이정아 (과학동아 8월호)

이덕주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미국항공우주국(NASA)을 거쳐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현재 미국 헬리콥터학회 부회장, 한국 드론산업진흥협회 부회장이며 아시아·호주 헬리콥터 포럼 초대 회장을 역임했다. ‘지금이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 ‘인성본성탐구 및 인성본성회복’ 등 인성교육 강좌를 KAIST에서 열었고, 작년부터 전인교육학회 회장, 미래 교육 소사이어티 창립멤버로 활동 중이다.
djlee@kaist.edu

출처: http://dl.dongascience.com/magazine/view/S201709N053

 

*해당 기사는 저자의 동의 하에 개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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