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제, 소화제와 헤어지다

이정아 / 직장인

1999년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지셨다. 피아노학원을 운영했던 나는가족의 생계를 떠맡아야 했다. 그때쯤부터 밤에 잠이 오지않았다. 너무 버거웠고 “장녀도 아닌데 왜 집안살림을 떠맡아야 하느냐”며 가족을 원망했다.

자리에 누우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나는 걱정들

잠을 잘 수가 없으니 두통이 심했다. 음식을 조금만 먹어도 위장이 바늘로 찔리는 것같이 아팠다. 어쩔 수없이 진통제와 소화제를 매일 들고 다녔다. 몸이 아프니 짜증도 많이 났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전혀 즐겁지 않았다. 학생 수가 줄면 줄어서, 늘면 늘어서 스트레스였다. 불면증약을 먹어보았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운동을 하면 잠이 잘 온다고 해서 헬스클럽에 등록하기도 하고, 새벽까지 동대문 쇼핑센터와 새벽 시장을 돌아다니기도했다.

하지만 나의 수면 사이클은 변함이 없었다. 그렇게 7년을 버티다가 너무나 힘이 들어 학원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얼마 후 지인으로부터 마음수련을 소개받은 나는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던 경제적 압박감과 불안을 버려나갔다. 자리에 누우면 걱정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났는데, 버릴수록 그런 현상이 점점 없어졌다.

잠 푹 자게 되면서 두통과 위경련도 없어져

수련을 하며 부모님을 떠올려보니 자식을 위해 평생 헌신하신 것밖에 없었다. 잠깐 돈 좀 번다며 그렇게 유세를 떨었다니…. 너무도 부끄러웠다. 한 달쯤 지나자 마음이 가벼워지면서 잠이 오기 시작했다. 두 달째부터는 두통이 완전히사라졌다. 예민하던 성격이 부드러워지고 생각이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위도 건강해졌다.

1년 전부터는 회사를 다니는데, 하루종일 일을 하지만 숙면을 취해서인지 활력 있어 보인다, 부지런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무기력했던 나를 건강한 아침형 인간으로 만들어준 신기한 빼기 방법. 마음을 버릴수록 빼기의 중요성을 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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