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없이 사는 비결? 마음 안에 그 답 있죠

강주형 / 고려대학교 물리학과 연구 교수

 

불안과 인생의 방황 끝낸 강주형 물리학과 연구교수

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 입학하자마자 인생의 방황이 시작되었다. 매일 짜여진 시간 속에서 시키는 대로만 하는 것에 익숙했던 나에게 대학은 너무나도 낯선 곳이었다. 자유로운 생활은 좋았지만, 시간이 지나갈수록 공부에 흥미를 잃었다. 어차피 사람은 죽는데 무엇을 위해서 그렇게 치열하게 경쟁하며 살아야 하는지 회의가 들었다.

불안 초조 후회… 방황을 끝내고 싶었다

점점 방황은 심해졌고, 늦잠 자고 게임하느라 절반 이상 출석하는 과목이 거의 없었다. 그러면서도 시험 기간이 되면 성적 때문에 불안 초조했다. 그렇게 한 학기를 보내고 나면 왜 그렇게 보냈나, 극심한 후회를 했다. ‘내일부터 열심히 하면 누구보다 잘할 수 있어.’ 스스로 위안하면서 마음을 다잡아보려고 노력해봤지만 다시 새 학기가 시작되면 여전히 그대로였다. 그렇게 후회만 쌓여가며 자신감도 점점 잃어갔다.

나중엔 ‘공부는 내 길이 아닌가 보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포자기 상태였다. 3년 내내 그렇게 허송세월을 보냈다. 성적은 점점 떨어졌고, 졸업을 하기 힘들 정도에 다다르자 3학년 말에 아버지께서 마음수련을 권해 주셨다. ‘나 역시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보자’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마음가짐이 바뀌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살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나는 아예 한 학기를 휴학하고 수련에 집중했다. 마음을 버리니 내 안의 본성이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그렇게 풀리지 않았던 철학적 의문들도 하나씩 하나씩 해결이 되자, 세상을 다 얻은 듯 기뻤다.

강주형 물리학과 연구교수의 연구모습

귀차니즘 극복, 3년만에 박사 과정 끝내고 훨훨 날아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았기 때문일까. 자연스럽게 방황의 시간도 종지부를 찍었다. 수련을 마치고 학교에 복학하며 처음 느낀 것은 ‘세상은 참 살기 쉬운 것이구나!’였다. 그냥 있는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결과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나타난다는 당연한 진리.
그것을 실제로 실천하고 몸으로 행하면서 살 수 있게 되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한없이 늘어지던 몸과 마음을 수련으로 떨쳐낸 나는 마치 날개를 단 듯 훨훨 날았다. 저조했던 학점을 만회하기 위해 재이수를 하느라 한 학기에 28학점까지 들어야 했지만 전혀 힘들지가 않았다. 오랜만에 느끼는 공부의 즐거움이었다. 마음에 여유가 생겨 아르바이트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12학점만 들었을 때보다 훨씬 좋은 평점을 얻을 수 있었고, 전에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카이스트 대학원에도 진학하였다.

일상에서의 변화도 컸다. 해야 할 일이 주어지면 그 일이 하기 싫어서 핑곗거리를 찾고 머리를 굴리며 피하다가 나중에 후회하기만을 반복했던 내가 어느새 몸이 먼저 움직여서 그 일을 하곤 했다. 이제 ‘귀차니즘’이라는 것은 더 이상 나와 전혀 상관없는 얘기가 되어버린 것이다. 덕분에 보통 4~5년 정도 걸리는 박사 과정도 3년 만에 끝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곧 미국에 있는 스탠포드에 박사후 연구원으로 가게 된다. 예전의 나였으면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과 초조함이 앞섰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새로운 환경이 설레고 기대될 뿐이다. 세상 어느 곳에 가서도 후회 없이 즐기며 살 자신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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