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무슨 죄, 돈에 대한 관념부터 버리다

장성희 / 주부

고등학교 졸업 후 직장 생활을 하다가 25세에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남편은 회사를 다녔는데 월급은 뻔하고 그 안에서 생활하려니까 스트레스가 많았다. 두 아이의 학원비도 많이 들고, 이것저것 좋은 건 다 해주고 싶은데 못 하니까 힘들었다. 집, 동네, 차, 남편 직업, 이런 것들이 기대치만큼 되지 않으니까 동창모임에 가서도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남편이 무능해 보였다.

늘 부족한 돈, 돈 스트레스로 우울증 생겨

나는 돈 한 푼 아끼려고 떨어진 속옷 입고 치약도 꼭 끝까지 짜서 쓰는데 남편이 “새 것 좀 사라”고 투정하면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내 자신도 무능력하게 느껴졌다. 돈 스트레스는 점점 우울증으로 나타났다.

밖에 나가기도 싫고 사람 만나기도 싫고, 짜증과 신경질만 나고 피폐해져갔다. 그즈음 마음수련을 시작했다. 돈 때문에 받았던 스트레스를 버리면서, 이것이 아주 오래전부터 쌓여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돈이 많은 집에 가니까 이렇더라…’ 어린 시절 부모님의 대화를 들으며 부자에 대한 동경을 가졌고, 선생님들이 부잣집 아이들을 편애할 땐 상처도 받았다. 자가용으로 등교하고 해외여행 가는 친구들을 부러워했다. 더 깊이 숨어 있던 속마음도 드러났다. 단순히 부러워만 한 게 아니라 시기 질투 하거나, 혹은 졸부라며 무시했다. 속물 취급하면서 나는 고매한 척했던 것이다.

수련 전과 후, 한마디로 불행 끝 행복 시작

나는 참 열등감이 많았고 그것을 충족시켜주는 게 돈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돈으로 나를 드러내 보이는 것만이 나를 높이는 방법인데 그 돈이 없으니 힘들었던 것이다. 열등감, 자존심, 부러움, 시기심, 무시, 이중마음…. 어느 것 하나 돈과 무관한 게 없었다.

‘사람 마음이 다 그렇지 뭐’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수련해 보니 그게 아니었다. 진짜 사람 마음은 원래 부족함이 없는 거라는 걸 알았다. 항상 돈이 부족하다고 느낀 건 내 기준에 맞지 않아서였다. 그것은 나 중심적으로 만든 가짜마음이지 원래 참마음에는 그런 것들은 없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수련 전과 후를 말하라면 한마디로 ‘불행 끝 행복 시작’이다.

일례로 지금은 월급날이 되면 남편에게 정말 고맙다. 진심으로 밖에서 얼마나 힘들게 일해서 벌어다주는 것인가 하는 마음이 든다. 전엔 애들한테 좋다고 하면 무조건 하려 했는데, 이제 아이들이 원하지 않으면 욕심부리지 않게 되었다. 비교하는 마음이 없으니 누굴 만나도 편하고, 나를 높이려 하거나 열등감이 없으니 스트레스도 자연히 없어졌다. 사실 돈이 무슨 죄인가, 돈에 대한 나의 관념 관습이 문제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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