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수련 명상, 세상이 달라 보인다

서형준 / 직장인

어렸을 때부터 영화를 참 좋아했다.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되어 영웅이 되고, 사랑을 하고, 성공을 하고, 시간 여행도 하고 싶었다. 혼자 공상에 빠져 현실에서도 영화 속 캐릭터를 흉내내 보기도 했다. 한 편의 훌륭한 영화 같은 인생을 살고 싶었다. 원하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라던 대학교에 입학하고, 편한 군대 생활을 하였다.

공상 속의 나와 현실 속의 나의 괴리감에 초라해져

표면상으로 내 인생은 행복하고 성공적인 줄거리였다. 하지만 나의 마음은 알 수 없이 불안했고, 열등감과 죄책감이 심했다. 항상 미래를 걱정하지만 미래를 위한 실천은 적었다. 내가 만들어놓은 미래의 ‘훌륭하게 될 나’, 그 허상의 주인공에 대한 기대와 희망은 커져만 갔다. 언제나 영화에서처럼 초라했던 주인공이 화려하게 부활하여 행복한 결말에 이르리라는 꿈에 빠져 있었다.

그 꿈이 현실 속의 나를 더욱 초라한 존재로 만들었다. 언제나 지금 초라한 이 모습은 진짜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진짜 나는 이것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현실과의 괴리가 점점 더 커지자, 진짜 내 모습을 발견해서 그 나로 살고 싶었다.

마음수련을 시작하기 전에 생각한 ‘진짜 나’라는 것은 ‘무엇을 좋아해서, 그것을 잘해서, 그것을 직업으로 하면서, 사는 나’였다. 내 적성을 발견하는 것이 진짜 나를 발견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군대에서 마음수련이라는 것을 책을 통해 알게 되었고, 1과정이 참된 자아를 알게 되는 과정이라고 해서 제대하는 날, 바로 메인센터에 가서 수련을 시작하게 되었다.

세상의 주인공은 ‘나’라는 심각한 착각, 한 편의 공상영화 찍었을 뿐

그런데 마음수련은 내가 생각했던 ‘무엇을 하면 잘 먹고 잘 살게 될 나’를 찾는 수련은 아니었다. 가짜인 나를 버리면 본래 있던 진짜인 ‘나’를 찾는다는 간단한 이치로, 실제 가짜인 내 마음을 버려나가는 과정이었다. 방법대로 하니까 정말 신기하게도 결과를 마음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내가 생각한 모든 ‘나’는 허상이었다. 그 허상의 ‘나’를 빼자 진짜가 드러났다.

먼저 드러난 허상의 나는 심각한 착각 속에 빠진 캐릭터였다. 살아오면서 세상의 주인공은 나라고 생각했다. 모든 것은 나를 위해 있고,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가 엑스트라에 불과했다. 겸손한 척, 착한 척하면서 인격적으로 나를 남보다 더 잘났다고 생각했다.

남이 나보다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에는 아무 의미를 두지 않았고, 내가 남보다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에만 큰 의미를 두었다. 신이라는 것도 나를 위해 존재하는 비중 있는 캐릭터였다. 내 소원을 들어주고, 나를 보호해주고, 인정해줘서 나를 지상에서 성공하게 해준 다음 사후에는 멋진 나라에서 영원히 살게 해줄 후원자였다.

가짜 영화 속보다 진짜 세상이 더 좋다, 더 멋지다

나의 인생은 이렇듯 내가 찍어놓은 한 편의 영화였다. 내가 감독인 나의 마음세상. 하지만 그 주인공의 실제 모습이 초라했던 이유는 그 영화는 세상에 없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필름조차 없는 허상 자체였다. 그 허상의 나와 내가 찍은 마음속의 필름들을 버려나가자 진짜 나의 완전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필름 속 생명이 없는 나를 빼야 드러나는 참된 나의 모습.

바로 우주 이전의 우주, 세상 이전의 세상 자체였다. 그 입장에서 보니 인생이라는 영화도 가짜고, 영화 속 나도 없는 것이라는 사실이 인정이 되었다. 그러면서 인생에서 품었던 모든 문제가 해결이 되어갔다. 어디에서 와서, 왜 살고,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 마음에서 확신을 갖게 되었다.

나같이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에게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에 대한 답을 깨닫게 해준 마음수련. 그것이 얼마나 대단한지 표현할 방법이 없다. 마음수련은 세상이 나에게 선물한 가장 고귀한 혜택이었다. 세상이 얼마나 좋은 곳인지, 모든 인연이 얼마나 소중한지 눈을 뜨게 해주었다. 이제는 가짜 영화보다 진짜 세상이 더 좋다. 더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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