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수련 스토리:머리로만 알던 행복, 삶이 되다

최애향 / 주부

‘마음을 빼고 비우면 우주, 진리가 된다.’ 예쁜 표지와 ‘마음수련’이란 글자가 마음에 들어 보게 된 ‘마음수련 안내책자’ 속에는 이런 내용이 담겨 있었다. 정말 이렇게만 된다면…. 이렇게 마음을 비울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그 책자를 단숨에 읽고 또 읽었다. 남편은 화가다. 그림 동호회에서 남편을 만났지만 둘 다 그림을 그리면 생활이 힘들 것 같아, 나보다 더 그림에 소질이 있는 남편에게 양보하고 결혼 후 생계를 떠안게 되었다. 그동안 참으로 여러 가지 직업을 가져보았다.

억울함, 부담감으로 비롯된 가시 같은 마음들

그중 아동서점을 13년간 운영하기도 하였는데 거의 쉬는 날이 없었다. 서점에 있어도 항상 갇혀 있는 기분이었다. 무거운 책 박스를 싣고 이집 저집 배달을 할 때마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반면 남편은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풍경이 좋은 곳으로 가 그림을 그리곤 했다. 나 역시 그림을 좋아해 한편으론 남편의 직업을 인정하면서도, 문득문득 억울한 마음이 솟구쳐 올라 괴로웠다. 변덕 부리는 내 마음, 한결같지 못한 내 자신이 미웠다.

게다가 맏며느리로서의 부담감, 경제적으로 어려운 친정의 큰딸 역할에다 아들 교육까지 도맡아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은 늘 무거웠다. 마음의 짐은 잦은 병치레로 이어졌다. 남편과 아이에게 희생하느라 몸이 망가지는 걸 보면서 이런 상황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하루도 쉬지 않고, 근 반년을 열심히 수련했다. 사실 수련을 하기로 하고 제일 먼저 놀란 것은 내가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을 내고 있다는 것이었다. 돈을 벌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한 번도 쉬어보지 못하고 살아온 세월. 그런 내가 수련을 하면서 나를 위한 시간을 갖게 된 것이다. 그만큼 나에겐 절실했고 필요했고 중요한 시간들이었다.

수련을 통해 지나온 삶을 돌아보니 얼마나 이기적인 마음으로 똘똘 뭉쳐 살았는지 ‘정말 잘못 살았구나’란 말밖에 나오질 않았다. 그동안 좋아하고 존경했다고 믿었던 사람들조차 온전히 좋아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 항상 ‘자기중심적인 마음’으로 상대를 봤으니 이해라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었다.

없어도 다 가진 느낌, 충만한 새 세상이 열리다

특히 남편한테 가장 참회가 됐다. 그동안 남편 마음이 얼마나 불편했을까 생각하니 미안할 뿐이었다. 돌아보니 항상 가시 같은 마음으로 남편을 대해왔던 나였다.
돈 벌어서 남편을 뒷바라지 ‘했다’는 마음이 얼마나 많았던지…. 좋아하는 일을 하는 남편에 비해 힘들게 산다는 억울함, 경제적인 부담감 등 오십이 되도록 쌓아둔 마음들을 하나하나 버려나갔다. 그러자 점차 남편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무능력하고 아내에게 짐만 지워주는 남편으로 비쳐졌지만, 지금은 30년 넘게 한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는 남편이 존경스럽다. 돈에 매인 마음을 버리니 남편은 자기 길을 성실히 가고 있는 가장이었던 것이다. 지금은 남편과 같이 마음수련을 하고 있다.

수련을 하며 서로가 고집하는 자기만의 틀들을 없애나가자 마음이 잘 통하고 대화를 할 때도 더욱 편안하다. 이미 지나가고 없는 일인데도 평생 가슴에 담고 살아가는 게 얼마나 많은가. 수련을 할수록 마음을 버리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더욱더 깨닫게 된다.

사실 평소 진리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진리에 관한 말은 많이 하고 다녔지만 실제로 그렇게 살지 못하는 나를 보면서 괴로울 때가 많았다. 하지만 마음수련을 만나고 머리로만 알았던 성인들의 말씀이 행동으로 조금씩 옮겨지는 것을 보면서 ‘정말 되는 공부구나’라는 확신이 든다. 남편한테도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한 번도 마음 따듯하게 대해주질 못했는데, 마음을 버리자 저절로 그렇게 되어가니 행복하다.

요즘은 만나는 사람들로부터 ‘평온해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입으로만 했던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도 진심으로 우러나온다. 늘 감사하며 사니, 빈곤함을 전혀 느낄 수 없다. 없어도 다 가진 느낌, 새로운 세상이 열린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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