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 장애가 없어졌어요

최주현 / 고등학생

중학생 시절은 나에게 가장 최악의 시기였다. 중2 겨울부터 본격적으로 공부를 해야 했고 가장 예민할 때라 친구들과 사사건건 다투고 1년에 한두 번씩은 꼭 크게 싸웠다. 학교에서 스쳐 지나갔던 아이들의 눈빛, 말투가 하루 종일 머리에 떠올랐다. 나는 점점 소심해졌다.

친구 관계 등 스트레스로 틱 증상 나타나

나는 나의 부족함을 채우려고 외모에 더 신경을 썼다. 살찐 거 같애? 어떤 옷이 더 어울려? 등등 끊임없이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봤다. 오만 생각을 하면서 사니 위장이 콕콕 찌르는 듯이 아팠고 집에만 오면 잠이 쏟아졌다. 어느 날 아침 밥을 먹으려고 식탁에 앉았는데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왜 이렇게 손이 떨리지?’ 아빠는 마음에 안 좋은 일이 많아서 그렇다고 하셨다.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맞는 말씀이었다. 그때 난 최고 스트레스 덩어리, 예민 덩어리였으니까. 그 후로 뭔가 신경 쓸 일이 있을 때 목으로 틱 증상이 오기 시작했다. 신호등을 기다릴 때, 버스에서 내리기 전 서 있을 때, 학교에서 급식 줄에 서 있을 때, 사람들이 나만 쳐다본다고 느껴지고, 안 그러려고 해도 목이 저절로 움직였다.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신경을 쓰니 더 떨렸다. 힘든 마음을 버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그래서 엄마가 예전에 알려주셨던 마음수련을 스스로 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수련을 하며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초등학교 때 사건 하나가 떠올랐다. 친구들끼리 비밀 이야기를 했는데 눈치 없이 비밀을 안 지키고 발설을 해버린 뒤로 친한 친구들에게 소외당해야 했다. 그 기억은 아주 강렬했고 그 후로 대인기피증이 생긴 거였다.

틱 증세가 사라졌어! 나도 놀라고 친구들도 놀라고

중학교 때 친구들이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었던 일도 떠올랐다. 나를 괴롭힌 친구를 패주고 싶을 정도로 울화가 치밀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그런 마음들도 다 버렸다. 버리다 보니 그게 가짜마음인 걸 알았다. 내게 틱이 있었던 것도 너무 예민하게 굴고 남 신경만 쓰면서 피곤하게 살아서 그렇구나, 그 마음만 버리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기 중에 틈틈이 수련을 하다가 방학 때는 청소년 캠프에 다녀왔다. 그리고 다시 개학을 했을 때 친구들이 깜짝 놀랐다. 먼저 여드름이 없어지고 얼굴도 하얘졌을 뿐 아니라, 틱 증상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나만 아는 변화 때문에 나 스스로도 계속 놀랐다.

밥 먹을 때마다 힘들었는데 어느새 위에 한 번도 신경 쓰지않을 정도로 소화도 잘되었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도 너무나 담담해진 것이다. 급식을 받을 때도 조금 낯설고 불안한 마음이 올라오려고 하면 ‘이게 없는 건데’ 하면서 버리면 금세 괜찮아진다.

이제는 신호등도 버스 정류장도 피해 다니지 않는다. 본래의 마음에는 그런 불안함이 없기에, 불안해하는 나와 맞서 그 마음을 바로 버리고 당당하게 걸어간다. 요즘 학교 폭력 때문에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혼자 끙끙 앓지 말고, 주변에 도움도 청하고, 그 마음도 빨리 버려서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인생이 힘든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희망을 찾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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